근사한 빛과
디자이너 존 웰런

혜성처럼 등장한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새롭고 눈부신 정찬의 세계

인터뷰 PAUL FLYNN
사진 JONAS UNGER

John Whelan(이하 JW): 우리는 현대의 디자인 스튜디오이지만 길드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근대 이전 시대의 건축에서 아주 큰 영향을 받았어요.

PF: 어떻게 시작했죠?

JW: 사실 저는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출발했어요. 통신과 자동차 분야를 다뤘죠. 스물다섯 살 때 오춘기가 찾아오고부턴 그 일을 더는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PF: 왜 그랬나요?

JW: 상업적이기만 하고, 제가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는 식의 대화를 많이 하고 있었거든요. 저는 항상 전통과 영혼이 담긴 장소에 관심이 많았어요.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장소 말이에요. 파리 마레 지구에 있는 Chez Omar라는 아주 유명한 레스토랑에 자주 가면서 그곳의 주인인 일흔의 알제리 분과 친구가 됐고, 어느날 제가 그분에게 말했어요. “당신의 돈에 제 아이디어를 합치면 뭔가를 해볼 수 있어요.” 그분이 동의했고, 우리는 오래된 유대교 회당을 찾아냈어요. 낡았지만 위층에 근사한 다윗의 별 모자이크, 나무 장식 판자, 쇠시리가 있었습니다. 그 파티 덕분에 식당들에서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주로 파리 레스토랑을 위한 디자인을 해오고 있어요. 올해에는 우리가 작업한 첫 런던 레스토랑이 문을 열 예정입니다.

PF: 어떤 미학을 추구하시죠?

JW: 저희는 모두 포스트모더니즘이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전적인 어휘를 새롭게 풀어내야 하는데 어설프게 모방하는 데 그칠 뿐이었죠. 전통이야말로 새로운 펑크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로 18세기와 19세기에서 원하는 걸 찾아냈어요. 저희는 그렇게 결집했습니다.

JW: 인테리어에서는 조명이 전부라고 봐요. 한 마디를 보태자면, 저희는 빛을 조작하지 않아요. 자연광을 우선시합니다. 요즘 런던이나 뉴욕에서 볼 수 있는 호스피털리티 디자인은 굉장히 인상적이지만 보통 과잉 생산되어 있어요. 너무 많은 층위가 존재해요. 조명이 벽을 집어삼키고 바 밑에서도 조명이 나오는 걸 보면 몸이 움츠러듭니다. 그야말로 현대의 발명품이죠.

[Guild of Saint Luke의 아트디렉터 De Rrusie가 대화에 참여했다] DR: 저희는 자연물을 다루는 게 더 타당합니다. 빛도 마찬가지예요. 대중음악이 그렇듯 인위적일수록 잘 안 먹히거든요.

존은 그들의 가장 최근 작업인 Bouillon Julien에서 Guild of Saint Luke의 아트 디렉터 De Rrusie와 함께했다.
존은 COS를, De Rrusie는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정장을 입었다.

PF: 조명 디자인 자체도 예술의 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JW: 그렇죠.

PF: 약간 경박하다고 보시는 것 같은데, 사실인가요?

JW: 고상한 척 하는 단어들로 에둘러 표현하지 맙시다. 저희는 경박하다고 생각해요. 파리가 저희에게 준 게 있다면, 과장된 게 뭔지 구분하는 능력입니다. 파리지앵은 스타일을 과장하지 않아요.

PF: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전근대주의자로서의 취향과 조명을 어떻게 조화시키나요?

JW: 우리는, 가령 조명 디자이너와 협력하지 않아요. 우리가 갓 치워버린 온갖 것에 대한 계획을 내놓을 테니까요.

PF: 와, 업계 전체를 부정하는거네요!

JW: 그러니까요! 조명 디자이너들도 분명 할 말이 있을 겁니다. 고객의 상품이 잘 팔리게 만들려는 거니까요. 그들은 음식에 환하게 조명을 비춰야 접시에 뭐가 있는지 잘 보일 거라고 말하겠지만 저희는 그런 게 직관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현대식 레스토랑에는 대부분 그런 조명이 있어서, 테이블 건너편으로 손을 뻗으면 그림자가 져요. 강한 빛 때문에 손이 허옇게 보이고요. 그런 건 달갑지 않은 현대판 형벌이라고 생각해요.

PF: 조명은 기본적으로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존재하나요?

[Guild of Saint Luke의 스튜디오 매니저 Leonora Chance가 대화에 참여했다] LC: 네, 아주 중요하죠. 사람을 더 유혹적으로 만들어줘요. 그런 유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화려함을 더하는 거고, 훌륭한 바와 나이트클럽들은 그런 걸 잘하죠. 공간에 들어서서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본인의 모습에 감탄하기도 합니다. 작업을 걸고 싶어지겠죠. 조명은 그런 행위들을 부추깁니다.

JW: 그러니까요. 런던에 있는 André Balazs’ Chiltern Firehouse가 조명의 명수죠.

LC: 아주 섹시한 장소의 예죠.

JW: 그들의 무드 조명에는 70년대의 모호함이 있어요. 그걸 아주 잘 살렸죠. 하지만 빛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조명 디자인이 역효과를 낳은 장소도 많습니다. 저희는 건물이 어떤 존재였는지 이해하고, 그를 통해 작업 방향을 잡아요.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이나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 시그니처 같은 걸 도배하는 것과는 다르죠.

PF: 필립 스탁은 제가 처음으로 조명을 인지하게 된 디자인이에요. 90년대 초에 뉴욕에 있는 파라마운트 호텔(Paramount Hotel)에서였는데, 홀딱 반해버렸어요. 나이트클럽 같았어요.

JW: 딱 맞는 말씀이에요. 하지만 그땐 나이트클럽이 쿨한 이미지였죠. 사람들이 스마트폰 없이 실제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까요.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수준이 떨어지고 서로 똑같아졌어요. 이제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있는 W 호텔에 가든 똑같은 광경이 보이죠. 그리고 그런 조명 기법들이 한순간에 구식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생각했죠. “젠장, 이제 이런 건 싫어” 근위병이 시간에 맞춰 교대하는 것처럼 시대가 변한 겁니다.

PF: 작업 방향을 대중 심리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이제 디지털을 거스르는 것만이 흥미롭다는 건가요? 소셜미디어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만이 흥미롭다? 이제 디지털 포화 상태에 다다른 건가요?

LC: 흥미로운 이론이에요.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에 아주 잘 설명되어 있어요. 아날로그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게 이 책의 요지입니다. 용도에 맞게 바뀔 뿐이죠.

JW: 최근 작업한 식당에는 해록색과 짙은 자주색을 나란히 사용했어요. 아르누보 시대에 인기 있었지만, 이제는 보기 드문 배색이죠. 이 색감이 한순간에 신선해졌어요. 혁신적인 요소는 전혀 없어요. 심미적인 조합일 뿐입니다. 저희에겐 그게 흥미로워요.

LC: 사람들은 그 배색이 왠지 친숙하다고 느끼죠. 어디선가 봤을 수도 있지만 그게 어디였는지, 왜 친숙한지 알지 못해요. 사람들의 마음속 어딘가 존재하는 향수, 추억을 자극합니다.

PF: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봅시다. 조명이 어두우면 사람이 더 근사해 보일까요?

LC: 조명 위치에 따라 달라요. 위에서 내려오는 조명은 별로입니다. 다크서클이 강조되거든요. 직접 조명은 좋지 않아요.

JW: 양초도 나쁠 거 없어요.

DR: 빛을 여러 방향으로 퍼뜨리는 게 뇌에 좋아요.

PF: Guild of Saint Luke가 제대로 하는 음식 조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JW: 저희는 틀린 건 안 해요.

LC: 저희는 조명을 가지고 호들갑을 떨지 않아요.

JW: 저희가 작업하는 레스토랑에는 저녁에 테이블마다 초를 켜라고 권해요. 그러면 살짝 렘브란트의 그림처럼 사람들의 얼굴에 명암 대비가 강해집니다. 좋은 거죠. “초 좀 치워주시겠어요? 제 남자친구가 너무 잘생겨 보여서요” 같은 부탁은 못 들어봤어요. 저희가 참여하기 전에는 조명을 꺼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요.

PF: 조명의 색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LC: 저희가 절대 안 쓰는 색들이 있죠.

JW: 라임그린이요.

LC: 너무 환한 색은 안 써요. 너무 인위적인 거요.

JW: 저희는 아름다움이 좀 슬퍼야 한다고 믿어요. 아름다움을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건 곧 파멸로 이어집니다. 저희 웹사이트를 보시면 예술 비평가 존 러스킨(John Ruskn)이 남긴 말이 있어요. “아름다운 것은 비애를 잃을 때 예쁜 것으로 변질된다.

PF: 좋네요.

JW: 환상이죠?

LC: 이게 정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