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빛과
톰 브라멜

전직 소방서장인 그는 꺼지지 않는 것으로
신기록을 세운 전구를 돌본다

인터뷰 JAMIE MacRAE
사진 CARLOS CHAVARRÍA

Jamie MacRae(이하 JM):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Tom Bramell(이하 TB): 캘리포니아 리버모어에 있는 백년 전구 위원회(Centennial Light Bulb Committee) 회장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켜져있는 전구를 돌보는 일에 참여한다는 뜻이죠. 동네 소방서에 달려있는 이 전구는 백년도 넘게 켜져 있습니다

JM: 회장으로서의 의무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TB: 2001년에 이 전구의 100번째 생일을 위해 발족한 위원회인데, 저는 일종의 평생 명예 회장이 됐어요. 이 전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가장 큰 의무인 것 같아요.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관련된 책을 쓰고, 이 전구가 오래도록 빛을 발하는 모습을 즐깁니다

JM: 그 전구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저는 직접 보지 못했거든요.

TB: 60W짜리 표준 백열등처럼 생겼습니다. 손으로 잡고 불어 만든 유리에 탄소 필라멘트를 넣어 만들었어요. 텅스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닙니다. 아마 1800년대 말에 Adolphe Chaillet이 디자인했을 겁니다. 이 전구 종류를 다른 종류들과 비교해본 시험 결과, 1898년에 이 전구가 세계 최고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20% 이상 효율성이 높고, 시판 전구를 통틀어 가장 수명이 길다고 판명됐죠. 그로부터 거의 118년이 지난 지금도 불이 꺼지지 않았으니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었네요. 오늘날 전력 효율이 가장 높은 LED 전구라도 2만~5만 시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저희 전구는 백 년을 넘겼습니다

JM: 전구 유지를 위해 매일 하셔야 하는 일이 있나요?

TB: 없습니다. 먼지만 털어내고 만지지는 않아요.

JM: 혹시라도 망가질까 봐 그런 건가요?

TB: 네. 전기선이 약한 것도 걱정되고요. 절대 소켓에서 빼보려 들지 않아요. 전구와 바닥 사이 공간이 충분해서 안전한 편입니다. 제가 소방관으로 일하던 시절에는 행운을 빌기 위해 동료들과 전구를 치기도 했지만요! 엄청나게 높이 달린 건 아니라서 출동을 나갈 때 장비 위로 뛰어 올라가 전구를 치면서 지나갈 수 있었어요

JM: 지난 세월 동안 소방관 수백 명이 그렇게 전구를 쳐왔는데도 깨지지 않았다는 게 대단하네요. 소방서에서 정확하게 어디에 달려있나요?

TB: 요즘은 트럭보다 높이 달려있는데, 지금까지 두 번 자리를 옮겼어요. 1901년에 작은 마차 역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손수레와 말이 끄는 장비를 사용하던 시절이었죠. 1906년에 새로 생긴 소방서로, 1976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습니다. 그동안 전구가 꺼져있었던 시간은 22분이 전부입니다

JM: 정말 잠깐이었네요.

TB: 모든 걸 준비해놨었어요. 원래 자리에서 전구를 빼 새 자리에 설치하는데 걸린 시간이 22분이었죠. 바로 성공한 것도 아니었어요. 깨지기라도 할까 봐 다들 노심초사했습니다

JM: 그 후로도 불이 꺼진 적이 있었나요?

TB: 네, 2013년이었어요.

JM: 긴박한 순간이었겠어요.

TB: 새벽 다섯 시에 전화가 왔어요. “서장님,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전구가 나갔습니다.” 그래서 언론이 시끄러워질테니 대비해놓으라고 했는데, 벌써 언론이 와있다는 겁니다! 제가 현장에 가서 전구를 손봐야 했어요. 은퇴한 지 10년도 더 됐을 때였지만요

JM: 경쟁자가 있으시죠? 오랫동안 켜져 있는 다른 전구들이요. 방문한 적도 있나요?

TB: 다른 위원회 회원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경쟁자인 팰리스 전구를 보러 간 적이 있어요. 텍사스 포트워스에 있죠. 영국 입스위치에도 하나 있었지만 2001년에 꺼졌고요. 1980년대에는 경쟁자가 세 개, 네 개, 다섯 개 더 있었지만 더 이상 소식이 들려오지 않네요

JM: 우호적인 경쟁 관계인가요? 전구를 깨려고 한 경우는 없었나요?

TB: 물론 완전히 우호적이죠.

JM: 사람들이 왜 이런 전구에 열광할까요?

TB: 사람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집에 전구가 있었지만, 이렇게 오래가는 건 본 적 없잖아요. 전 세계 사람들이 약간의 경외심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전구 하나를 보려고요. 하지만 단순한 전구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죠. 소방관 수백 명이 117년도 넘는 시간 동안 이 불빛 밑에서 일했고, 지금까지도 제 역할에 충실하며 빛을 내고 있습니다. 고요하고 겸손하게 1년 365일 천장에 매달려 있을 뿐입니다.